회사가 계속된다면, 그 이익은 어떻게 나눠 받을까요? 주식 배당, 곧 회사가 번 이익의 일부를 주주에게 나눠 주는 것이 그 답입니다. 그런데 동인도회사의 첫 배당은 상당 부분이 향신료로 제시되었습니다. 이 글은 현물로 받은 배당의 가치를 어떻게 따질지 살펴봅니다.
이번 이야기는 5편의 1612년보다 두 해 앞선 1610년으로 되돌아갑니다.
‘배 한 척을 나눠 가진 사람들’ 시리즈 6편입니다. 안나(1610년 35세)와 피터, 시장 상인의 장면과 대사는 지어낸 것입니다. 안나는 1편 「주식은 왜 생겨서 사람을 힘들게 할까」부터 이어지는 같은 인물입니다. 실제 역사는 본문에서 출처와 함께 따로 설명합니다.
안나의 이야기 — 메이스 한 자루
1610년 여름, 회사가 번 것을 처음으로 주주에게 나눠 준다는 소식이 돌았다. 안나가 장부에 이름을 올린 지 여덟 해 만이었다. 여러 해 배를 이어 보내면 회사도 장사로 벌 수 있으리라던 기대가, 처음으로 눈앞에 온 셈이었다.
1610년 가을, 서른다섯 살 안나는 피터를 따라 향신료 시장에 나갔다. 피터는 회사에서 배당으로 받은 마른 메이스 한 자루를 들고 있었다. 그것을 팔러 가는 길이었다. 안나는 회사가 나눠 준 몫이 실제로 얼마가 되는지 보고 싶었다. 메이스를 가까이서 보는 것도 처음이었다. 주황빛 그물 같은 껍질이 자루 안에서 바스락거렸다.
“이게 배당이에요? 돈이 아니라?” 안나가 물었다.
“회사가 정한 값으로 치면 꽤 된다오. 하지만 그건 회사 장부의 값이오.” 피터가 말했다.
“그럼 그냥 두지 않고 왜 파세요?”
“지금 팔지, 두고 값이 오르기를 기다릴지 생각해 봤소. 쌓아 둔다고 값이 오를지 내릴지는 모르오. 그래서 지금 돈으로 바꿔 두기로 했소.”
향신료 상인은 자루를 열어 냄새를 맡더니, 장부의 값보다 낮은 값을 불렀다. 피터는 잠시 흥정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 사람이 부른 값은 장부보다 낮소. 하지만 기다린다고 더 받는다는 보장도 없소. 저울 삯도 내야 하고, 중개인 몫도 떼야 하오.”
“그럼 이 배당으로 손에 남는 건, 판 값에서 그걸 다 뺀 돈이네요.”
“메이스도 배당이오. 다만 돈으로 바꾸면 내 주머니에 남는 건 그만큼이오.” 피터가 동전을 세며 말했다.
안나는 피터의 동전을 내려다보았다. 이것은 넣은 돈을 돌려받는 것이 아니었다. 피터에게 들은 열 해 뒤의 셈과도 달랐다. 회사가 장사를 해서 번 것 가운데 일부였다. 그렇다면 다음에도 나눠 받으려면, 회사가 계속 벌어야 하지 않을까?
회사가 매긴 값과 손에 쥔 돈
| 메이스 한 자루 (가상 예시) | 금액 |
|---|---|
| 회사가 매긴 현물 가치 | 100 |
| 시장에서 판 값(매각대금) | 90 |
| 판매 비용(저울 삯·중개 몫) | −5 |
| 손에 쥔 돈(순수령) | 85 |
숫자는 설명을 위해 지어낸 예시이며, 실제 역사의 금액이 아닙니다. 손에 쥔 돈은 매각대금 90에서 판매 비용 5를 뺀 85입니다.
실제 역사: 동인도회사의 첫 배당
1610년 여름, 짐을 가득 실은 배 네 척이 돌아온 직후 동인도회사는 첫 배당을 알렸습니다. 하지만 회사에는 현금이 넉넉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배당의 상당 부분을 현물로 제시했고, 주주는 메이스나 돈으로 받을 수 있었습니다. 현물의 값은 회사가 정한 공식 가격으로 셈했습니다. (Gelderblom 외, 작업 논문판, 13쪽)
메이스는 육두구 씨앗을 감싼 노랗거나 붉은, 주황빛 껍질로 만든 향신료입니다. (Kew, Plants of the World Online)
많은 주주는 현물을 받지 않으려 했습니다. 1613년 이사들은 현금 배당을 지급했고 향신료는 일부 주주에게만 나눠 주었다고 보고했습니다. 회사가 발표한 배당과 주주가 실제로 받은 것은 같지 않았습니다. (Gelderblom 외, 작업 논문판, 14쪽)
이 배당은 동인도회사 초기의 배당입니다. 제일란트 지부는 1609년에 이미 주주에게 향신료를 팔면서 일부를 앞으로 받을 배당에서 빼 주기도 했습니다. (Gelderblom 외, 작업 논문판, 14쪽) 그러니 ‘세계 최초의 배당’이나 ‘모든 주주가 향신료만 받았다’는 뜻은 아닙니다.
주식 배당, 받은 몫과 다음 몫
배당은 회사가 이익의 일부를 주주에게 나눠 주는 것입니다. (미국 SEC Investor.gov, Stocks FAQs) 이 글에서는 이미 받은 배당의 값과, 앞으로의 배당을 어떻게 바라볼지를 나누어 살펴봅니다.
받은 배당의 실제 가치
메이스처럼 현물로 받은 것도 배당입니다. 현물로 받은 배당을 현금으로 바꿀 때는 회사가 매긴 값과 실제 판매 후 남는 돈을 구별해야 합니다. 피터의 메이스처럼, 장부의 100이 주머니의 85가 될 수 있습니다.
배당은 넣은 돈을 돌려받는 것이 아니다
배당은 주주가 넣은 돈을 돌려주는 것도, 회사가 문을 닫으며 남은 것을 나누는 청산도 아닙니다. 회사가 일을 계속하며 번 이익의 일부를 나누는 것입니다. 그래서 다음에도 배당을 받으려면, 회사가 계속 이익을 내야 다시 나눌 여지가 생깁니다.
다만 미래 배당은 기대일 뿐 약속이 아닙니다. 회사는 배당을 줄이거나 멈출 수 있습니다. 또 성장하는 회사처럼 배당을 거의 주지 않는 회사도 있습니다. (Investor.gov) 지금 배당이 없다고 해서 그 주식의 가치가 0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정리
- 주식 배당은 회사가 번 이익의 일부를 주주에게 나눠 주는 것이다.
- 현물 배당은 회사가 매긴 값과 팔아서 손에 쥔 돈이 다를 수 있다.
- 배당은 넣은 돈을 돌려받는 것도, 청산도 아니다. 앞으로의 배당은 기대일 뿐 약속이 아니다.
노트에 한 줄
현물 배당을 돈으로 바꾸면, 비용을 빼고 얼마가 남을까?
그렇다면 배당 말고, 주식을 다른 사람에게 팔면 회사의 돈은 어떻게 될까요?
다음 글 — 주식을 팔면 회사 돈이 빠질까?
안나와 피터, 시장 상인의 장면과 대사, 메이스 계산 예시는 지어낸 것입니다. 연구 문장을 옮긴 것이 아닙니다.
참고 자료: Gelderblom, O., De Jong, A. & Jonker, J., “The Formative Years of the Modern Corporation” (작업 논문판, 2012, 쪽수는 인쇄 쪽수 · 학술지판 The Journal of Economic History 73(4), 2013). 미국 SEC Investor.gov “Stocks FAQs”. Royal Botanic Gardens, Kew, Plants of the World Online, Myristicaceae.
이 글은 주식의 개념을 설명하기 위한 글이며, 특정 상품이나 종목의 투자를 권하거나 말리지 않습니다.